스페인은 왜 저녁을 늦게 먹을까?

스페인은 왜 저녁을 늦게 먹을까?


스페인 여행가면 처음에 제일 적응하기 어려운 것이 스페인의 식사 시간일텐데요.

스페인은 왜 저녁을 늦게 먹을까?


특히 저녁식사 시간이 매우 늦은 편이라 식당도 저녁 9시가 되서야 문을 여는 곳이 대부분이죠.

그렇다면 스페인은 왜 저녁을 늦게 먹을까요?

스페인은 저녁 식사 시간이 늦어 밤 9~10시정도이고, 오후에는 시에스타(낮잠)을 소중히 여기는 느긋한 라이프 스타일로 오랫동안 유명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러한 관습의 기원은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역사를 살펴보면 스페인의 늦은 시간 식사 문화가 제2차 세계 대전의 놀라운 역사적 왜곡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오래된 것은 아니죠.

예상치 못한 범인은 바로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

지리적으로 포르투갈, 모로코, 영국과 같은 국가들과 나란히 위치한 스페인은 당연히 그리니치 표준시(GMT) 시간대에 속합니다.

유럽 지도
스페인은 영국, 모로코와 같은 경도 상에 위치해있다.

하지만, 스페인은 흥미로운 역사적 결정으로 인해 중앙유럽표준시(CET)를 채택하여 시계를 한 시간 앞당겼습니다. 이 독특한 시간대 선택은 다름 아닌 스페인의 전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 때문입니다.

스페인은 왜 저녁을 늦게 먹을까?
프란시스코 프랑코
프란시스코 프랑코

프랑코는 당시 나치 독일에 맞추기 위해 제 2 차 세계 대전 중 스페인의 기준 시간을 1시간 앞 당기는 시간 변경을 시도했고, 이는 이후 수년간 스페인 라이프 스타일의 방향을 결정지었습니다.

황당하지 않나요?

이후, 시간을 되돌리려는 시도는 실패하고..

전쟁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스페인의 시계는 원래의 그리니치 표준시 설정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스페인의 식사, 근무 시간, 심지어 텔레비전 프로그램까지 한 시간 앞당겨졌고, 그 결과 악명 높은 늦은 식사와 시에스타 관행이 생겨나게 된 것이죠.

시간의 변경으로 인해 여름에는 오후 10시까지 일몰이 늦어져 저녁 시간이 길어지는 장점이 있었지만, 동시에 겨울에는 오전 9시 이후에도 해가 뜨지 않아 겨울 아침이 늦어지는 단점도 있었습니다.

변화의 제안

2016년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시에스타를 폐지하고 스페인의 근무 시간을 오후 8시가 아닌 오후 6시에 종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협정 세계시(GMT) 복귀를 제안했습니다.

스페인 국가 시간 합리화 위원회(NCRSS)의 회장인 호세 루이스 카세로는 GMT를 채택하면 해가 한 시간 일찍 떠서 더 자연스러운 기상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제안합니다. 이렇게 되면 수면 시간이 한 시간 더 늘어날 뿐만 아니라 식사 시간도 한 시간 앞당겨져 스페인의 식습관도 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하지만, 스페인은 늦은 저녁 식사 전통을 버리고 다시 시간을 프랑코 시대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 같은데요. 이미 긴 여름 저녁의 매력이 스페인 문화의 뿌리 깊은 일부가 되어 버렸기 때문에 포기하기 어렵겠죠.

현재의 늦은 저녁 식사와 시에스타는 스페인을 독특하고 매력적인 나라로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이 되어 버렸습니다.

뭐, 처음엔 적응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좋아요.
늦게까지 맛집 찾아다니며, 여유있는 스페인 거리를 즐길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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